지난 2월 환경부가 전기차의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LFP 배터리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보조금 산정 기준에 성능과 환경 관련 항목을 새롭게 적용하면서 LFP를 채택한 전기차의 보조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에 주로 사용하는 전기차 배터리 종류와 장단점을 알아보고, 정부가 LFP를 탑재한 차량의 성능 보조금을 줄인 이유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종류는 양극재 구성에 따라 삼원계, 사원계, LFP 등으로 구분하는데요. LFP는 리튬(Li)과 인산철(FePO4)을 양극재로 사용한 배터리입니다.
장점
LFP는 값이 싸고,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납니다. 중국에서 제조하는 전기차 절반 이상에 LFP를 사용하고 있고, 테슬라를 포함한 많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에서는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차 가격을 절감합니다.
단점
LFP의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에 사용했을 때 주행 거리가 짧고, 무게가 무겁습니다. 또한 전기차 수명이 다했을 때 배터리를 분해해 재사용하기 어려워 친환경 흐름에 맞지 않습니다.
흔히 삼원계라고 부르는데, NCM은 니켈(Ni)과 코발트(Co), 망간(Mn)을 이용해 양극재를 만듭니다.
장점
NCM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출력이 좋아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 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NCM 배터리는 니켈 비중이 90% 이상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 1회 충전했을 때 500~700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리사이클링할 수 있어 친환경성이 높습니다.
단점
하지만 NCM 배터리는 LFP보다 가격이 세 배 정도 비싸며, 제조상 결함이나 고온, 고압에 노출됐을 때 발열이나 폭발 위험이 있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환경부는 지난 2월 초 '2024년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개편안의 요지는 성능 좋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지원해 배터리 기술 혁신을 유도한다는 것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전기차 보급을 위해 인센티브 등을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 산정 조건에 배터리 효율 계수와 배터리 환경성 계수를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단, 경형 이하 전기차에는 미적용합니다.
💡 전기차 보조금 산식= [성능 보조금(최대 400) + 배터리안전보조금(20)] * 배터리효율계수(1.0~0.6) * 배터리환경성계수(1.0~0.6) * 사후관리계수(1.0~0.7) + 보급목표이행보조금(140) + 충전인프라보조금(40) + 혁신기술보조금(50)
• 배터리 효율 계수: (1등급)에너지밀도 500Wh/L 초과∼(5등급)365Wh/L 이하로 등급화하여 차등계수 1.0~0.6 적용
• 배터리 환경성 계수: 배터리 1kg당 유가금속 가격 기준으로 5등급화하여 차등계수 1.0~0.6 적용
정부가 발표한 배터리 효율 계수 기준을 충족하려면 리터당 에너지 밀도가 500Wh를 넘어야 하지만, LFP 배터리는 대부분 400Wh 이하이므로 낮은 차등 계수를 적용합니다. 또한 LFP는 재활용할 수 있는 유가 금속 가치가 25% 수준이므로 환경성 계수도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차에 탑재한 LFP 효율 계수와 환경성 계수 모두 0.6으로 나온다면 해당 전기차 보조금은 기존 대비 약 260만 원 삭감됩니다.
이번 보조금 개편안의 자세한 내용은 환경부 보도자료를 참고하세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LFP를 선호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배터리 비용은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만큼, LFP 적용으로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판매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LFP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LFP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km 이상 올라가기 쉽지 않고, 친환경 흐름에 역행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입니다.
전기차는 폐차 후에도 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분해해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NCM 배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이 용이하지만, LFP는 리튬 외에는 재사용하기 어려워 환경적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LFP 배터리를 재활용 과정 없이 땅에 그대로 묻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절반 이상은 LFP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미국 블룸버그NEF 역시 2030년까지 미국 내수 전기차 수요의 40%를 LFP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반면 한국은 그동안 전기차에 NCM을 주로 사용했으며, LFP를 채택한 차종은 중국에서 수입한 전기버스가 트럭과 더 뉴 레이 EV 등 경형 전기차가 대부분입니다.
이번 보조금 개편안에 따라 보조금을 100% 받는 차량 대부분은 NCM을 사용하는 현대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LFP를 사용하는 중국산 배터리와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를 경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전기차 보조금 최대 지급인 5,500만 원 미만이라는 가격 기준을 맞추기 위해 올해 초 차량 가격을 내렸지만, 효율 및 환경성 계수에서 점수가 깎이면서 보조금 지급 총액이 작년 514만 원에서 올해 195만 원으로 62%가량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승용차 중에 LFP를 채택한 전기차는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 볼보의 EX30, KGM의 토레스 EVX, 기아의 레이입니다. 기아 레이는 경형 자동차이므로 이번 보조금 개편안에서 배터리 효율 및 환경성 계수 지수를 미적용하였습니다. LFP를 채택한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보조금 액수를 자세히 알아 보세요.
• 제조사: 테슬라
• 종류: 중형 SUV
• 주행(1회 충전 시): 350km
• 가격: 5,499만 원
• 보조금 액수: 195만 원
• 제조사: 볼보
• 종류: 소형 SUV
• 주행(1회 충전 시): 475km (유럽 WLTP 기준)
• 가격: 4,945~5,516만 원
• 보조금 액수: (미정)
• 제조사: KGM
• 종류: 중형 SUV
• 주행(1회 충전 시): 433km
• 가격: 4,550~4,760만 원
• 보조금 액수: 427만 원 (18인치 기준)
• 제조사: 기아
• 종류: 경형 RV
• 주행(1회 충전 시): 205km
• 가격: 2,735~2,955만 원
• 보조금 액수: 452만 원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전기차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배터리를 채택하는 자동차가 증가하였으나, 환경부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오히려 작년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야 하는 결과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를 저렴하게 구입하려 계획하고 있던 분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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